"초등생 딸이 '지우학' 보여달라는데"…'청불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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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소현 기자 = #초등학생 딸을 키우는 학부모 A씨는 얼마 전 딸이 친구와 나눈 카카오톡 내용을 봤다. 친구가 "지금 우리 학교 봐?"라고 묻자 A씨의 딸은 "우리 학교? 지금 겨울방학이잖아"라고 답했다. 그제서야 A씨는 딸이 왜 넷플릭스를 보여 달라고 했는지 이유를 알게 됐다.
'18금' 넷플릭스 드라마인 '지금 우리 학교는'과 '오징어 게임' 등이 전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국내 아동·청소년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해당 드라마는 성인물로 분류되지만, 자녀들의 요구가 거세다보니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5일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따르면 '지금 우리 학교'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영상물로 분류된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 바이러스가 시작된 학교에서 고립과 구조를 기다리던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K-좀비' 새 장을 열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일각에선 학교폭력과 성폭력 등을 필요 이상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학생에 대한 성폭력 동영상 장면, 화장실 출산 장면 등이 특히 문제가 됐다.
영등위는 "다양한 살상무기를 이용해 반복적이고 자극적으로 표현된 다수의 살상 장면들은 폭력성의 수위가 높다"며 "반복적인 욕설, 비속어의 사용으로 대사의 수위가 높고, 끔찍한 모습의 좀비들이 사람들을 공격하는 장면과 유혈이 낭자한 절단된 사체 장면 등 다수의 장면에서 시청각적 공포감이 자극적, 직접적으로 묘사돼 있어 공포의 수위가 높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실에서 청소년들은 직간접적으로 해당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 스마트 TV의 보편화로 가정에서 넷플릭스 시청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주로 부모 중 한 명이 넷플릭스에 가입하고 성인 인증을 완료하게 되는데, 이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으면 아이들도 제약 없이 청소년 관람불가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또한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공유되는 요약본을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지금 우리 학교는' 60분 유튜브 요약 영상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550만 회를 기록했다. 또 다른 18금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명장면 정리 영상은 6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요약본의 경우 중간단계가 아예 없어 제재는 불가능에 가깝다.
초등 교사 B씨는 "아이들이 콘텐츠를 집에서만 소비하는 게 아니라 학교에서 또래 사이에 전파하는 게 문제"라며 "알림장에 '연령에 맞는 콘텐츠 소비'를 매일 써 준다. 어른들은 실제와 아닌 게 구별이 되겠지만 아이들은 (구분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상담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문제의식에는 한 목소리로 공감하는 분위기지만 대응 방법에 있어서는 의견이 나뉜다.
학부모들은 "일일이 검열은 못하지만 자처해서 보여주지는 않을 생각이다", "안 보여줘도 알아서 걱정인데 대놓고 보여주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반면, 직간접적 노출을 피할 수 없는 현재의 미디어 환경에선 무조건적인 제재보다 교육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학부모 C씨는 "아이들이 궁금해 해서 먼저 대략적인 줄거리를 알려주고 왜 안봤으면 하는지 이유를 설명했더니 공감하더라. 만약 그래도 보고 싶다고 하면 부분적으로 같이 볼 생각은 하고 있다"며 "비판적 사고 과정을 거치면 단순히 시각적 즐거움을 느끼는 정도로 끝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도 "지금 상황에서 법적으로 규제를 가하는 건 쉽지 않다. 기댈 수 있는 것은 교육과 시청지도"라며 "당장 가시적인 효과가 없더라도 가정과 학교에서 어른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03/0011002599?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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