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들도 나섰다…'설강화' 역사 왜곡 우려, 디즈니에 공개 서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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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을 연구하는 학자들까지 나서 디즈니 플러스의 '설강화' 방영과 관련해 문제와 우려를 제기했다.
국내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한국의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 26명은 11일 루크강 월트디즈니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사장에게 "디즈니 플러스에 제공되는 한국드라마 '설강화:Snowdrop'에 대해 한국학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편지를 쓴다"면서 공개 서한을 발표했다.
학자들은 "당신들이 스트리밍을 중단하도록 요청하기 위해 편지를 쓰는 게 아니다"며 "우리는 당신의 회사에서 전문가를 구하도록 요청한다"면서 '설강화'와 관련된 논란에 침묵이 아닌 실질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자들은 "글로벌 플랫폼인 디즈니 플러스가 '설강화'에 존재하는 역사적, 사회정치적 맥락을 인식하고 있다고 믿지 않기 때문에 이 요청을 한다"면서 '설강화'는 현존하는 한국의 살아있는 역사임을 설명했다.
또 거듭 "표현의 자유와 예술적인 권리를 존중하기 때문에 이 요청을 가볍게 하는 게 아니다"며 "역사를 제시하는 단 하나의 '올바른' 방법이 있다고도 가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역사, 정치를 비롯해 비평을 할 수 있는 전문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있는 한국에서 허구의 이야기를 만들고, 방송할 수 있는 권리 역시 존중한다"며 "다만 한국의 근현대사가 생소한 해외 시청자들의 경우는 다르다. 창작자의 상상력을 존중하지만, 실제 인물, 사건이 언급되는 구체적인 세부 사항들을 ('설강화'에서) 사용하면서 이전까지 항쟁했던 사람들의 주장을 무력하게 느껴질 수 있게 한다"고 우려했다.
학자들은 천영초에 대해 "몇 년 전 사고로 심각한 뇌 손상을 입고, 자신을 변호할 수 없는 상태이며, 매우 독특하고 특이한 그의 이름을 사용하는 건 매우 부적절했다"며 "'설강화'는 여주인공 '영초'와 북한 간첩의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는데, 실제 천영초 씨의 남편인 정문화 씨는 공산주의자이며 북한 지지자로 체포돼 고문을 당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학생들 사이에 북한 간첩이 있었고, 학생들은 너무 순진하다'는 '설강화' 속 설정과 서사를 전하면서 실제로 반공 선전 피해자의 이름을 사용한 것"이라고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극중) 이름은 바뀌었지만, (현실에서) 공산주의자나 간첩으로 의심됐던 사람들이 체포, 고문, 심지어 살해당했다는 사실은 여전하다"며 "북한 간첩의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끔찍한 인권 유린이 허용됐고, 이런 공포심은 독재정권의 초법적인 활동을 일반 대중에게 수용하도록하는 핑계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날까지 북한 간첩, 공산주의자로 누명을 썼던 피해자들이 법원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 있다"고 여전히 피해자가 존재하며, 그들의 활동을 밝혔다.
또한 은영로의 아버지 은창수에 대해 "캐릭터에 대한 검토를 회사에 촉구한다"며 "드라마와 웹사이트에 공개된 공식 캐릭터 프로필에서 은창수는 '권위추의 체제에 꺼려하는 참가자, 깊은 곳에서 좋은 원칙을 가진 갈등하는 남자'로 정의되는데, 이게 적절한 묘사인지 묻는다"면서 초법적 권력과 악명 높은 고문, 살해 행위를 자행했던 안기부의 수장이 허구일지라도 긍정적이고 동정적으로 묘사되는 것에 대한 가치에 의문을 제기했다.
은창수가 6.25 전쟁에 참전한 학도병이라는 점, 육군사관학교 입학 후 당시 극중 최고 엘리트 대학으로 꼽히는 한국대에 진학해 문학을 전공했다는 이력 등이 5.18 당시 광주에 입성해 최악의 민간인 학살을 자행한 실제 장교 박준병과 유사하다는 지점을 문제 삼으며 박준병과 은창수의 이력을 비교한 표를 제시했다.
공개 서한에 작성한 사람들 중엔 배경윤 조지아공대 한국학 조교수, 브라진스키 그렉 조지워싱턴대 교수, 권도나 켄터키대 교수 등과 국내외에서 한국의 역사, 문화, 언어 등을 연구하며 박사 과정에 있는 사람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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