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미네소타의 전반기 정리

민경환
2022.03.21 22:41 23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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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케빈 가넷 없이 두번째로 .500+ 승률로 전반기를 마친 울브스의 전반기를 키워드별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1. 롤러코스터


시즌 시작하자마자 디펜딩 챔피언 벅스를 원정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게임-리드를 단 한 번도 허용 안 하고 승리-로 잡아내며 3승 1패의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던 울브스는 모든 팬들에게 '어? 우리 진짜 플옵 가?' 이런 희망을 주기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9경기에서 1승 8패를 당하며 여느 때와 같이 개같이 멸망하는구나 싶더니만...
이후 7승 1패로 다시 신처럼 부활하다 이후 5연패->4연승->1승 5패를 기록하며 플레이인 스테이지는 가려나 싶은 마음으로 맞은 2022년...
이후 15승 8패로 가장 훌륭하게 2022년을 보내는 팀 중 하나가 되며 31승 28패, 안정적인 7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합니다.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같은 행보에 제 감정의 기복도 같이 탑승했습니다만, 그래도 성공적인 전반기였습니다.
바운스백이라도 해낸 게 어디냐 싶어요. 한번 흐름 말리면 계속 지기만 하던게 일상인 팀이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슬슬 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이 양반 덕분에 말이죠.

2. 크리스 핀치

전반기 마지막 경기로 울브스 감독으로서 100경기를 채웠는데요.
100경기 동안 47승 53패를 기록하며 승률 .470로 이미 울브스 역대 감독 중 승률 2위에 올랐습니다.
(1위는 단장하다 감독 대행도 잠깐 했던 케빈 멕헤일)

올시즌만 끊어서 보면 31승 28패로 울브스 역대 감독 중 세번째로 전반기를 .500+ 이상으로 마치는데 성공했습니다.
당연히 가넷 없이 이룬 두번째 감독이고요.
시즌 초반 야심 차게 들고 왔던 수비 전술을 여러 이유로 빈도를 줄이면서 수비가 망가진 와중에도 장기인 공격 전술로 위기를 나름대로 타파하는 게 인상 깊은 시즌 운영이었습니다.

지난 시즌 도중 부임할 때 핀치가 거쳤던 팀들의 공격 전술을 보며 '타운스가 드디어 커리어 처음으로 빅맨을 잘 활용하는 감독을 만난 것 같다.'라는 평을 남긴 적이 있는데, 이를 잘 보여주며 타운스의 올스타 복귀를 도왔습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터워졌는데요.
사실 전 감독이였던 라이언 선더스와 선수단의 관계가 굉장히 돈독했고, 그 중 타운스는 신인 때부터 코치였던 선더스에 대한 신뢰가 상당했죠.
그러나 지금은 핀치를 굉장히 높게 평가하며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줄 정도로 전술적인 부분이나 그 외의 부분 모두 울브스의허들이 좀 낮긴 합니다만가장 위대한 감독이었던 플립 선더스의 진정한 후계자를 드디어 만난 것 같습니다.
플립이 디트로이트로 떠난지 무려 10여년만에 말이죠.

3. 앤트맨
음 일단 앤트맨 이야기할 때마다 하는거지만 사과부터 합니다.
'아니 진짜 왜 하필 이런 풀에 1픽이야!'라는 망발을 한 것, '아 그나마 얘가 제일 낫다'라고 무시한 것 모두 말이죠 크크

저는 진짜 얘가 2년차때 수비랑 공격 효율을 발전시켜올 지 꿈에도 몰랐습니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긴 합니다만, 고딩때부터 꾸준히 약점으로 지적 받던 두가지를 다소 느리게라도 개선시키는 걸 보면 이 친구에 대한 기대치를 조금 더 올려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본인은 5년 안에 MVP도 타고 파이널도 가고 우승도 한 번은 하고 싶다고 합니다.
사실 미네소타는 어쩌면 이런 캐릭터가 필요했습니다.
타운스, 좋은 선수고 지금 커리어가 조금 꼬여서 그렇지 지금부터라도 다시 잘 풀어가면 서키치 동비드의 구도에 참가할 수 있는 센터라고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만, 농구 외적으로는 심심한 캐릭터였죠.
인터뷰도 모범 답안만 내고, 세레모니도 뭔가 심심하고 말이죠.
이건 위긴스랑 라빈도 마찬가지였어서 젊은 팀인거 치고는 꽤 심심한게 95년생 트리오를 코어로 키우던 울브스였는데요.

그런데 얘는 좀 다릅니다.
수요일 호넷츠 전에서도 발목 염좌 때문에 하프타임부터 경기에 빠졌는데 연장 접전 끝에 승리하자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와서 인터뷰하는 타운스에게 하잎을 넣어주고 라커룸 가는 길에도 39득점을 넣으며 4쿼터 막판과 연장전을 혼자 다 때려부순 타운스에게 '아 형 40점 노렸어야지!'하면서 갈구지 않나...
물론 이게 본인이 잘 하니깐 더 예뻐 보이는 것도 있는데, 그간 이 팀에서 잘 못 보던 캐릭터라 신선하고 예쁩니다.

울브스가 더 높은 곳을 바라볼 때는 어쩌면 팀의 중심축이 타운스에게서 이 놈에게 넘어갈 때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러니깐 더 잘해라 앤트맨!

4. 패트릭 베벌리

미네소타가 바운스 백에 능하지 못하던 이유는 뭐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전 엔포서 역할을 해줄 베테랑이 없었던 게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로사스는 작년에 잘리기 전에 별 출혈 없이 이 역할을 잘 해줄 선수를 영입해놓고 갔습니다.
패트릭 베벌리, 전형적인 우리팀일 때는 조마조마하면서도 좋고, 상대팀일 때는 그냥 짜증나는 캐릭터인데...
저는 사실 하드 파울 같은 쓰레기 짓만 안 하면 이런 캐릭터는 강팀이 되려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실 지난 시즌까지 울브스 선수단에게 가장 불만을 느꼈던 지점도 이 것과 연결 됩니다.
물론 농구를 못하는게 근본 원인이긴 했지만, 저는 미네소타 선수들이 상대팀에 대해서건 심판의 이상한 판정에 대해서건 너무 '소프트하다'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건 타겟 센터를 채워주는 홈팬들에게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베벌리가 이런 분위기를 조금씩 바꾸고 있습니다.
심판의 판정이 조금만 이상하다 싶으면 바로 바로 어필을 해주고 끊임없이 상대를 도발하고 홈팬들을 고조 시키고 있죠.
경기 내적으로도 상대의 에이스 볼핸들러를 맡아주며 디로의 부담을 많이 줄여주고 있고요.

아직까지는 미네소타 유니폼 입고 크게 사고 친 적이 없는데 앞으로도 계속 그러길 바랍니다.

이런 점을 높이 사 구단은 베벌리랑 연장 계약을 논의했고 1년 13m의 연장 계약을 맺었습니다.
베벌리는 2년 22m 정도 원했다는데 구단은 다다음 시즌 샐러리 유동성을 위해 어차피 오버캡인 다음 시즌의 보장 금액을 늘려주는 방향으로 재계약이 진행 되기를 원했고 구단이 원하는 바를 이뤄냈습니다.

로사스가 자기 사람 끌어들인 이후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선수들 계약에 이렇게 철두철미하다는건데요.
이렇게 계약함으로써 다음시즌은 풀 MLE을 질러도 사치세에 안 걸리고, 다다음시즌에는 디로의 계약이 끝나기에 캡홀드로 잡아내고 중견급 FA 선수를 노려볼 여지를 만들어놨습니다.

베벌리 재계약을 보면서 지금 POB 대행 역을 수행 중인 샤친 굽타를 그냥 POB로 임명해도 되겠다 싶었는데 구단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도 궁금하긴 합니다.

5. 디로 챌린지
홈팬들을 고조 시키는 건 베벌리만 하고 있는게 아닙니다.
디로는 앞서도 언급한 점잖은 홈팬들을 고조시키기 위한 나름 위대한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미네소타 팬들은 점잖습니다. 뭐 워낙 추운 동네-올해는 성적 좀 나온다고 안 그러던데,9도면 '어 오늘 따뜻하네? 티켓 9달러로 할인할테니 농구보러오세요'!하는 동네-고 성적도 안 나와서 그런지 몰라도 말이죠.
진짜 누가 봐도 '아니 우리 홈인데 유리하게 봐주는 건 바라지도 않는데 저딴 콜을 한다고?!?!'하는 장면이 나와도 심판을 향한 야유가 안 나오죠.
이런 점잖은 사람들을 고조시키기 위한 디로의 도전은 디로의 인터뷰로부터 시작 됐습니다.

베벌리에 대해 '베벌리의 에너지가 우리는 물론 팬들에게도 영향을 준다!'라는 인터뷰를 했었고,
이에 대해 '반띵은 하고 이딴 소리 해라!', '니가 인기팀에서만 뛰어서 뭘 모르네!' 이런 반응들이 나왔었죠.
심지어 미네소타 홈 해설을 하는 짐 페터슨은 '니가 이 팀의 역사에 대해 뭘 안다고 그래!'라며 중계때도 안 보여주던 격한 반응을 보여줬죠 크크

그러나 디로는 아랑곳하지 않고 '특별한 팀에 팬들이 적응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서서 응원해줬으면 좋겠다! 우리 팬들 사랑한다!'라며 응수해줬죠.
그 이후 원정 연정에서 상승세를 타고 돌아온 오랜만에 홈경기에서 디로는 사비로 250장의 티켓을 홈팬들에게 선물하며 본격적인 도전 준비를 마쳤고 팬들도 이 요청에 응답합니다.
연장 접전 끝에 승리를 따냈던 호넷츠전인데요.
클러치 타임에 전부 일어서있는 홈팬들의 모습은 미네소타 경기를 꾸준히 봐온 분들에게 꽤 낯선 광경으로 다가왔을겁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선수들이 똘똘 뭉친건 시즌 초중반 롤러코스터를 탈 때도 느껴졌고, 이게 슬슬 팬들의 피부에 와닿기 시작했고 성적도 나름 잘 나오다보니 디로의 도전이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은 것 같습니다.

6. 재러드 밴더빌트
따로 글 쓴 적도 있으니 길게 말할 거 없고, 빛 그 자체, 지난 여름에 나가도 별 수 없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제가 농알못입니다.

총평
-지금까지 잘 했으니 조금만 더 잘해서 6위 안에만 들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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