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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이 무시무시한 이유

민경환
2022.10.09 01:19 5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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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news.naver.com/mnews/article/277/0005108679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경기가 어려운데 물가가 치솟을 수 있다는 걱정인데요. 스태그플레이션은 왜 위험할까요? 지금 스태그플레이션 경고가 나오는 이유는 뭘까요?


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침체를 뜻하는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과 물가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입니다. 1970년 영국의 재무장관이었던 이언 맥클레오드 보수당 의원이 1965년 연설에서 처음 이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당시 영국에서는 경기침체로 실업률이 높았는데 물가도 높았던 상황이었죠.


이는 경제학에서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경제학에서는 경기(실업률)와 물가가 정반대 관계를 가진다고 봤습니다. 경기호황이면 고물가, 경기불황이면 저물가라고 판단했다는 뜻입니다. 경기가 좋거나 실업률이 낮으면 수요증가와 기대심리로 물가가 높아지고, 경기 불황과 높은 실업률이 펼쳐질 때는 물가가 내림세거나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고 분석했죠.


많은 사람이 좋은 직장에 취업했다고 가정해보세요. 돈을 버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소비와 투자도 늘어나겠죠. 집과 차를 사는 사려는 사람들도 많아지고요. 또 이들에게 팔기 위한 물건도 더 많이 생산하겠죠. 사람들은 앞으로도 계속 경기가 좋을 것으로 생각할 것이며, 부동산도 주식가격도 쭉쭉 올라갈 겁니다. 생활용품 가격도 마찬가지일 거고요. 경기가 좋아지면 물가가 오르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이론과 달랐죠. 1970년대 세계경제가 위기를 맞았던 ‘오일쇼크’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오일쇼크는 아랍 산유국들의 ‘석유 무기화’ 정책과 이란혁명에 따른 석유생산 감소로 시작됐습니다. 필요한 기름은 많은데, 생산이 줄어드니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기름을 쓰는 운송수단을 쓰려면 엄청난 돈을 내야 했고, 많은 기업이 무너지기도 했죠. 경제는 더 어려워졌고요. 다시 말해 경기불황과 고물가가 함께 온 겁니다.


한국도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1978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8.7%, 물가상승률은 14%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1980년 1분기 한국은1.6%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건국 이래 최초의 역성장 기록을 세웠습니다. 기름값이 비싸지면서 물가는 29%까지 폭등해 기업과 국민은 고통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하룻밤 새 물가가 오르니 미리 생필품과 버스표를 쟁여두려는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졌고요.


물가 잡자니 경기가 추락, 경기 살리자니 물가가 폭등



스태그플레이션이 진짜 무서운 이유는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 있습니다. 경기불황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돈을 풀고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어떻게 될까요? 안 그래도 높은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겠죠. 반대로 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높인다면요? 아마 경제성장률은 떨어질 것이고 실업자들도 더 많아질 겁니다.


실제 미국이 오일쇼크로 발생한 스태그플레이션을 해결하는 과정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폴 볼커 당시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1979년 13%에 달하는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11.2%였던 정책금리를 한 번에 4%포인트나 인상했습니다. 반년 뒤에는 17.6%까지 올렸고요. 가뜩이나 안 좋았던 실업률은 10%까지 올랐고요. 이 정책 때문에 볼커는 살해 협박을 받았고 본인을 지키기 위해 품속에 권총까지 지녀야 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는 이달 초 세계은행에서 나왔습니다. 경기불황과 고물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겁니다. 이유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꼽았습니다. 1970년대 오일쇼크가 중동의 기름생산 감소로 시작됐다면, 이번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세계경기도 지난 2.9%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지난 1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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