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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5일 근무, 연봉 3억’에도 의사 없는 지방의료원…“정부가 근본대책 세워야”

노영1
2022.01.06 21:56 61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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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5일 근무, 평균 연봉 3억원.’

전남도가 강진군에 설립·운영하고 있는 강진의료원은 최근까지 이같은 조건으로 의사를 채용해 왔다. 주 5일 근무가 원칙이지만 의료원은 의사들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일주일에 4~8시간씩 별도의 유급휴가를 줬다.

사실상 특혜이지만 강진의료원은 핵심 인력인 의사 확보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강진의료원은 “강진은 광주광역시에서 자동차로 1시간20분 정도 떨어져 있다. 의사들이 이런 조건을 제시해도 잘 오려고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12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강진의료원의 ‘의사 모시기’는 열악한 농어촌 지역의 의료현실을 잘 보여준다.

199병상 규모의 강진의료원은 인구 3만4000여명인 강진군에서 하나뿐인 종합병원이다. 지역에서는 유일한 소아청소년과와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를 비롯해 내과, 외과, 정형외과 등 10개 진료과에 응급실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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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의료원은 2018년 3월부터 의사들을 채용하면서 이면 합의를 통해 별도의 휴게시간을 주기 시작했다. 일주일 중 본인이 쉬고 싶은 요일을 정해 반나절(4시간)이나 하루(8시간) 동안 진료를 쉬는 조건이었다. 이같은 조건으로 의료원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의사는 올해에만 8명에 이른다. 7명은 주 4시간, 1명은 주 8시간을 휴진했다.

하지만 의료원은 의사를 제때 채용하지 못하고 있다. 의료원의 의사 정원은 15명이지만 6명은 병역의무 대신 보건의료 취약지역에서 종사하는 공중보건의사를 배정받고 있다. 나머지 9명은 의료원이 직접 채용해야 하는데 수시로 공고를 내도 채용이 쉽지 않다.

1년 단위로 계약을 하는 의사들은 계약 기간이 끝나면 절반 정도 그만둔다는 게 의료원의 설명이다. 올해만 해도 의료원은 5번이나 의사 채용 공고를 냈다. 최근에는 1명 뿐인 안과 의사가 그만두면서 지난 11월부터 진료가 중단됐다. 후임도 구하지 못해 의과대학에서 의사들이 배출되는 내년 4월까지는 안과 진료중단이 불가피 하다. 지난해에는 내과 의사가 갑자기 다른 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1년 가까이 정상 운영하지 못했다.

강진의료원은 의사 영입을 위해 도시 지역보다 1.5∼2배 정도 높은 연봉을 제시하고 있다. 강진의료원 의사들의 평균 연봉은 3억740만원이다. 서울시가 설립한 서울의료원 원장의 연봉은 진료 수당을 포함해 2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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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에서 일정 기간 의무적으로 진료하는 의사들을 양성하자는 법률이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의사협회 등의 반대로 상임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 면허를 취득 한 뒤 의료 취약 지역 의료기관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지역의사제’를 도입하기 위해 2020년 7월 ‘의료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의사 증원을 통한 지역의사제 도입은 근시안적 대안에 불과하며 향후 의사 공급 과잉으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에서 근본 대책은 의사 정원 확대”라면서 “의료 취약지역에서 의사가 장기 근무할 수 있는 제도와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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