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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지 한달만에 발견된 20대 배달기사…취준생 방엔 '이력서 100통'

노영1
2022.01.23 12:39 22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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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윤지원 기자 = 소주 20~30병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모두 빈 병이다. 바닥 곳곳에는 담배꽁초들도 널브러져 있다.

방안 한쪽에는 생활용품 상자가, 다른 방 한쪽에는 운동기구가 자리하고 있다. '정'을 의미하는 한자 '情'이 큼지막하게 새겨진 제과 제품 상자는 거꾸로 뒤집힌 상태다.

지난달 숨진 채 발견됐던 당시 김득호씨(가명·26)의 집안은 이처럼 외부 세계와 단절돼 있었다.

◇숨진 지 한 달만에 발견

득호씨는 음식 배달기사였다. 몸이 불편한 모친은 병원에 입원 중이었고, 그는 서울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혼자 살았다.

득호씨 자신도 사고를 당해 몸이 편치 않았다. 그는 후유증으로 사망 전 일을 하고 있지 않았다.

의지할 곳 없는데 생활고에 시달리면 자꾸 다른 생각이 든다.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위험한 충동에 빠져들 수 있다.

지난달 "악취가 난다"는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소방대원이 득호씨의 사망을 확인했다. 그가 집안에서 극단선택으로 숨진 지 약 한 달만이었다.

◇자격증 준비한 것 같았는데…

김철웅씨(가명·35)는 지난 5월 스스로 안타까운 선택을 했다.

철웅씨도 수도권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혼자 살았다. 사망 당시 그의 책상 주변에서 이력서 100통 이상이 발견됐다. 2~3장을 제외하면 빈칸이 하나도 채워지지 않았다.

그가 다녔던 대학의 졸업장도 방안에 보관돼 있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 책과 화물차량 기사 자격증 책도 함께 발견됐다.

이력서·졸업장·자격증 책은 처지를 비관하는 메모와 함께 수거됐다.

현장 정리를 맡았던 특수청소업체 바이오해저드 김새별 대표는 "요즘 책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 일반 가정과 비교해 철웅씨의 집에는 책이 아주 많았다"며 "특히 자격증 공부를 열심히 하신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http://m.news.nate.com/view/20210729n0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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