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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발주 GTX-A 공사에 '불량자재' 썼다

민경환
2022.04.14 09:43 6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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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발주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공사에도 값싼 불량자재가 쓰였다. 노선 중심부인 서울역 일대 500m 구간에 활용한 '숏크리트' 혼합 자재인 강섬유(steel fiber)가 사용 기준에 부적합한 상태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당 공사를 담당한 건설사는 자재 수급 문제로 '불량자재'가 사용된 것은 인정하면서도 자체 검사 결과 안전에는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국내 1위 강섬유 생산업체인 코스틸 전 직원 A씨는 28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B건설사가 시공한 GTX-A 5공구 일부 구간에 사용된 숏크리트가 표준규격에 맞지 않고, 녹이 슨 강섬유를 섞었다"고 말했다.

강섬유는 터널 공사를 위해 지반을 폭파한 직후 지반 하중에 따른 암면, 흙더미 등 붕괴를 막기 위해 콘크리트 타설 전에 임시로 벽면에 뿌리는 숏크리트에 섞는 금속 재질의 자재다. 철재로 만든 스테플러 핀 같은 형태로 표준규격은 직경 0.5mm, 길이 30mm 이내 갈고리 모양이다.

A씨에 따르면 B사의 시공 구간엔 표준규격보다 큰 직경 0.5mm, 길이 35mm 강섬유가 납품됐고, 이 중 일부는 유통 과정에서 녹이 슬어 공사 활용에 부적합한 상태였다.

이런 제품을 콘크리트에 섞으면 제품 강도가 약해져 균열이 발생할 수 있고, 특정 부문에만 강섬유가 뭉치는 '볼링현상'이 나타나 시공 품질이 떨어진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실제로 국가건설기준 표준 시방서(KCS44 00 00)에 따르면 터널공사 숏크리트 공정에 활용하는 강섬유는 건조한 상태로 녹이 없고, 기름이나 다른 이물질에 의해 오염되지 않아야 한다. 또 숏크리트 배합시 1㎥당 37kg 이상 넣어야 한다.

A씨는 "볼링현상이 발생하면 숏크리트에 강섬유가 균일하게 분포되지 않기 때문에 자재 품질이 떨어지고 본격 타설 전에 붕괴 우려가 커진다"며 "터널은 국가 기간시설이고 한번 시공하면 보수, 보강이 어려워 처음 시공 단계부터 철저하게 관리 감독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는 공사비 절감 때문이라는 게 A씨의 주장이다. 그는 "정상적인 강섬유는 1kg당 1500원 정도인데 녹이 슨 경우 1kg당 900원에 납품한다"고 했다.

코스틸의 도덕적 해이도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A씨는 "이렇게 녹이 슨 강섬유를 고철 처리하면 1kg당 300~400원도 받기 어렵다"며 "이런 자재를 1kg당 900원에 납품하니 내부에선 잘했다고 포상도 해줬다"고 말했다.

제보를 결심한 이유를 묻자 "양심상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지난해 말 코스틸을 퇴사했다.

이와 관련 코스틸 관계자는 "납품한 강섬유 품질은 전혀 문제가 없다"며 "녹이 슨 강섬유를 납품하면 별도 포상하는 제도는 운영하지 않고 있다. 제보자가 허위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일부 녹이 슨 강섬유가 포함된 경우 납품 단가가 다소 낮지만, 무조건 공급하는게 아니며 시공사가 사전 강도 측정을 한 뒤 구매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시공사는 일부 구간에 녹이 슨 강섬유를 사용한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터널 구조 안정성에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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